
[ 명사 ] 옅게 낀 연기, 또는 안개.

가르쳐줄까?

윤소야(尹小夜)
성별: 여
나이: 18
키/몸무게: 155/평균
생일: 12월 27일
가입 한 동아리: 고전문학부
소지품: 빨간색 캐리어(사복 몇 벌+세면도구+스마트폰+폰 충전기), 수첩과 펜, 간식들, 안경집(안경), 여우가면
선관:
오승재, 오연우 - 중학교 동창. 이 둘과는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만났다. 승재와 처음 대화를 한 것은 가게 뒤에 있던 창고, 그 안에서였다. 숲을 정처 없이 떠돌며 산책하던 승재가 우연히 소야네 창고를 발견하고 그림을 보기 위해 들어갔던 것. 무단출입을 불쾌하게 여긴 소야는 처음엔 창고 문을 잠그며 승재가 오는 것을 거부했지만, 알고 보니 둘은 같은 반이었고, 계속해서 찾아오는 승재에게 가게에 있는 그림을 소개해준다거나 하며 거리가 좀 좁아졌다. 연우와는 그가 승재를 걱정해 미행했을 때 처음 마주쳤다. 처음에 소야는 '네가 보호자니? 제대로 관리해줘.' 라며 둘을 매몰차게 대했지만 계속해서 찾아오는 승재 덕에 말을 트게 되고 연우가 놀리기 좋은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난 뒤엔 곧잘 장난을 걸게 되었다. 그러나 학교에선 그다지 아는 척 하지 않을 정도의 애매한 사이였는데, 어느 날. 반에서 남들과는 다른 승재와 극도로 소심한 연우를 비아냥거리며 조롱하는 얘기가 나왔고, 그것을 듣고 있던 소야는 '유치해.' 라고 단언하고는 이후 둘과 같이 놀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로는 '원래부터 친하지 않은 애들이었고, 걔들이랑 놀 바에야 너희가 나아.' 라고. 어째서인지 그 후로도 계속해서 같은 반이 되었고 자주 셋이서 몰려다니게 되었다.



외모:
검은색의 단발로 짧게 친 머리, 끝은 안으로 살짝 말려있다. 완전히 일자 앞머리는 아니지만 가지런하다. 언뜻 남색 빛이 섞인 흑안은 작은 빛들을 품고 있고 눈매는 아래로 향해있다. 커다란 눈을 둥글게 뜨고 조금은 멍한 표정을 짓는다. 교복 위에 다홍색 코트를 입고 왔다. 부츠를 포기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졸업여행에까지 신고 왔다, 다만 굽이 낮고 활동하기 편한 워커식. 치마와 오버니 삭스 사이의 절대영역을 중요히 여김.
성격:
- 잘 웃지 않는다. 부모님조차 그녀가 웃는 모습을 잘 보지 못한다고 할 정도이다. 그렇다고 행동이 친근하다거나 그러지도 않아서 반에서 조금 붕 떠있는 존재.
- 쿨하다. 말 하는 것도 거침없다. 무심하다고 느낄 정도로 관심사 밖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소문에도 좀 어둡다. 초등학교 때 짧게 따돌림을 당했지만 그녀는 자신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다고 자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
- 굉장히 마이페이스라, 남이 봤을 때 무례해 보이는 행동을 할 때가 가끔 있다. 누군가 따져오면 대부분 ‘그래서?’라는 표정으로 일관. 착한 성격은 아닌 듯하다.
- 표정은 없지만 장난은 좋아한다. 가끔 아무런 표정의 변화도 없이 짓궂은 장난을 쳐서 무서울 정도.
- 또래 애들과는 잘 놀지 못하지만 나이가 더 든 사람일수록 쉽게 친해진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과 절친.
특징:
ㆍ성장배경: 외동딸. 집에서 대대로 골동품 가게를 운영했다. 지금은 아버지가 점주이며, 아버지의 부모님이 도와주시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기괴하게 생긴 물품이 잔뜩 진열되어 있고 어른들만 들락거리는 골동품점이 아이들 눈에는 무섭고 수상하게 보였는지, 어렸을 적엔 도깨비 집의 아이라며 따돌림을 당했다. 그러한 놀림에 오히려, 여우가면을 들고 다니며 아이들을 겁주고는 했다.
소야는 집에서 파는 골동품에 대해 관심이 아주 많았고,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께 그것들이 어떻게 자신의 가게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어떤 사연이 있는지 듣는 것을 좋아했다. 자연스레 옛 것에 대한 지식이 넓어지게 되고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다. 덕분에 역사 점수는 언제나 100점. 골동품뿐만이 아니라 고서, 동양화, 고전음악 등 갖가지 분야에 대한 잡지식도 많이 가지고 있다. 조부모님과 함께 있는 시간이 길어서였는지 가끔씩 좀 노땅 같다. 말투도.
ㆍ취미: 이것저것 수집하는 게 취미. 그다지 가치 있어 보이지 않더라도 특이해 보이는 물건들은 매일 주워오다 보니 소야의 방은 쓰레기장에 가까울 정도. 수집하는 것들 중 가장 여자아이스럽고 정상에 가까운 것은 부츠수집.
ㆍ기타사항:
- 공부를 할 때는 안경을 낀다. 약한 난시가 있기 때문.
- 지금까지는 줄곧 중위권이었으나 최근 들어 성적이 올랐다. 본래 타고난 머리는 좋았지만 하고 싶지 않은 과목은 거의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입시가 가까워지며 전 과목을 공부하게 되었기 때문
.- 줄곧 마을에서만 살고 밖으로 나가본 건 수학여행 등과 같은 아주 가끔의 일이라, 전국에 있는 문화재를 전부 투어해보고 싶다는 소소한 목표가 있다. 언젠가는 아버지의 가게를 물려받을 것이라고 한다. 대학을 나온다면 고고학이나 역사학과.
<골동품> 옛 것들은 좋아, 좋아해요.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져. 나의 이름은 윤 소야, 작을 소에 밤 야를 써서 소야예요. 엄마가 나를 품었을 때 꿈에서 아주 곱고 예쁜 도자기 그릇 안에 담긴 밤을 마셨대요. 그릇에 담길 만큼 작은 밤이었기 때문에 소야예요. 도자기 그릇에 담겨있었기 때문인 걸까, 어렸을 땐 가게에서 한참 뒤에 있는 골동품 창고를 좋아하여 자주 그곳에 있곤 했어요. 그곳은 고조 때부터 있었던 집을 개조해서 창고로 만든 건데, 옛 것들에 잔뜩 둘러싸여 있으면 나도 그 시대로 녹아드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 케케묵고 낡은 것들이 어찌나 제 눈엔 매력적으로 보였는지. 그것들에 새겨진 손때와 자국들을 찬찬히 쓰다듬으면, 그 주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기분입니다. 그저 물건인데도,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서 지금은 나에게 와있다니, 그 이들은 얼마나 이것을 소중히 여겼을까요. 이 물건들은 어떤 사람들을 마주쳤을까? 아무도 모르죠, 그 물건들만이 알 테지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의 나 또한, 나의 감정들 또한 이 물건들과 함께 다음 세대로 전승될 것이라는 겁니다. 멋져요, 골동품이라는 건 사람의 시간과 감정이 담긴 물건이에요. 어쩌면 누군가의 인생 그 자체일지도 모를.
<가게 뒤 창고>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건 어떤 마음일까요? 그것 없이는 나 자신도 없을 거라 생각할 정도로 좋아했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꺼림칙하게 느껴진다니. 이상하네요. 어릴 적에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했어요. 가게보다도 더 낡은 냄새가 진하게 베여있고,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생길 정도로 아늑한 그 장소가 어린 내게는 안식처와도 같았는데……. 그날, 내가 잘못하여 가게물품을 깨버린 날, 그날 이후로 그곳은 내게 조심스러운 장소가 되어버렸어요. 지금은 가끔 들리거나 혹시 도둑이 들지 않았는지 확인할 뿐.
<여우가면> 이건 왠지 모르게 예전부터 집에 있던 물건이에요. 초등학교 즈음 아이들이 이 무서워 보이는 외관에 겁먹었을 때도, 제게는 그저 장식……아니, 그 이상으로 친근하게 느껴지던 물건입니다. 사실, 쓰고 있으면 진정되는 기분이에요. 자주 쓰고 다니진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가게 물품이므로. 이번 졸업여행에는 원래 여우괴담이 있는 신정산의 터널로 거쳐 갈 예정이었었다고 들어서, 일단은 가져와보았습니다만. 겁먹어줬으면 좋겠네요, 아이들.


김수빈 - 2학년이 되고, 언제나 반의 중심에서 활발히 웃는 수빈을 보며 '저런 타입과는 영영 친해질 일 없겠지'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갑자기, 어느날부터 수빈이 먼저 말을 걸기 시작해왔고 그것을 조금씩 대하다보니 어느새 친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이까지 왔다. 수빈이 귀찮아, 라고 말하지만 별로 그녀를 싫어하진 않는다. 수빈이의 말투를 조금 마음에 들어한다.(구수하다는 이유로...)
백하라 - 하라의 비밀을 아는 관계. 그날 우연히 들어버린 통화의 내용은, 평소에도 '모델 한다면 어울리겠네.'라고 생각해왔던 백하라의 모델 일에 대한 것이었다. 이후 그걸로 관해 말을 걸어 보았으나 그녀의 강한 부정으로 알리고 싶지 않은 것임을 알고 비밀로 하기로 하였다. 혹여나 말하지 않을까 신경 쓰는 하라의 반응을 재미 반으로 지켜보며 일부러 말을 걸거나 한다.
오승아 - 같은 동아리, 공부를 도와주는 사이. 나긋나긋하게 승아가 역사 공부를 도와줄 수 있겠냐고 물어 왔을 때, 딱히 귀찮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르쳐주며 자신도 복습이 되니 좋다고 생각했을뿐더러 상냥한 그 아이가 나쁘지 않게 느껴졌는 듯. 공부만이 아니라 다른 얘기도 잘 나누고는 한다.
온태희 - 잔소리꾼. 우연히 그의 앞에서 넘어졌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 겨우 손바닥이랑 팔 쪽이 까진 정도로 응급처리를 잘 하라고 잔소리했던 그가 이해가지 않아서, 복수의 의미로 그대로 잔소리를 돌려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왠지 서로 어느 정도 챙겨주는 사이.
유미소 - 발랄한(시끄러운) 반 친구. 미소가 재밌는 말을 했을 때도 혼자 무표정을 유지하는 소야를 보고 그가 신경 써왔던 기억이 있다. 실제로는 재밌다고 생각했지만 더 웃긴 말을 노력하는 미소를 보고 그편이 재밌기 때문에 가만히 두기로 했다. 한 번씩 연극 소품으로 골동품을 빌려준다.
이하진 - 진로가 같은 친구. 중학교 1학년, 고고학자이신 하진의 아버지와 하진이 소야네 골동품점에 찾아왔다가 서로 알게 되었다. 한국뿐만이 아닌 세계 단위로 연구하시는 하진의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고, 아버지와 함께 보고 들은 지식이 많은 하진에게도 흥미를 느낀다. 처음에는 하진의 경계하는 태도에 열받아서 오히려 먼저 다가가고는 했다, 지금은 자신을 편하게 생각하는 듯해서 만족. 목표로 하는 업종이 같다 보니 서로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고는 한다. 지금까지는 어째서인지 계속 다른 반이었다가 올해서야 같은 반이 되었다.
홍노을 - 패션 친구. 소야의 친구할머니(?) 중 한 분의 손녀가 노을이었고, 할머니와 교류하며 자연스레 노을이와도 알게 되었다. 간간이 만나는 정도였지만 노을이가 패션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에 관련 얘기를 자주 나누었고, 지금 소야의 패션 감각의 반은 노을이가 만든 것이라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흰태이 - 취미를 공유하는 사이. 태이가 찍은 문화재 사진을 우연히 보았다가 흥미가 동해 말을 걸었고, 그것에 관해 자주 얘기하는 사이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진에 대해서도 덩달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 상황을 그대로 기록해 남긴다는 점이 흥미 깊은 듯. 가끔 여행에 대한 팁도 공유 받는다.
비밀:
초등학교 4학년, 살짝 축축하고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었던 그 해 여름. 그날은 평화롭기 그지없던 날들 중 하나에 불과했고, 그날이 기억에 남은 이들은 거의 없을 듯한, 산언저리에 살짝 걸쳤다 사라졌던 물안개 같은 날이었다.
눅눅하게 피부에 들러붙는 머리카락이 불쾌했다. 먼지의 쾨쾨한 냄새와 서늘한 공기가 가득한 창고에서 한 숨 자고 싶었다. 창고에 도착한 그녀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창고에서 나오고 있는 어느 수상한 이였다. 그는 창고에 있던 물건을 여럿 들고 있었다. 굳이 묻지 않아도 어린 그녀 또한 알 수 있었다. 그 물건들은 제 값을 치러지지 못 했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그가 도망치게 둬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거, 돌려주세요'
어린 아이는 무모했다. 아이는 필사적이었지만 성인남자는 너무 강했다. 무자비한 폭력이 그녀에게 향하며 도자기는 큰 소리를 내며 부서졌고, 아이가 폭력에 넋이 나간 동안 그보다 한 층 심한 폭력이 그녀의 여린 몸으로 향했다. 어린 것을 파괴하는 희열에 이성이 마비된 짐승은 거기서 동작을 그치지 않고, 그녀의 여성성을 망가뜨리는 가장 잔인한 짓을 저질러버렸다. 빨간 꽃잎을 닮은 피를 여기저기 흩뿌리고, '소녀'의 잔해만을 남긴 채 그는 그대로 도망갔다. 홀로 남겨져, 처음 맞닿아 본 폭력의 충격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던 그때, 그녀는 한 낯선 아이를 만났고 마법에 걸렸다. 그래, 오승재가 걸어준 여우의 마법.
'여우가 가려줄 거야.'
그 후 병원에서 눈을 뜬 그녀에게 그 이전의 기억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도자기가 깨지는 소리가 귓가에 생생했고, 부모님은 슬픈 듯이 울고 있었다. '내가 도자기를 깨서 이런 거야' 왜곡된 기억만이 머릿속에 남고 그것은 그녀에게 있어 곧 진실이 되었다. 부모님 또한 곧 그녀가 기억을 잊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 편이 그녀에게 더 이로울 것이라 생각하여 그들에게 이 일은 없었던 일이 되어버렸다.
여우의 마법에 걸린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이 아닌 진정한 '진실'을 떠올리려 하면 몹시도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여우가면을 쓰면 놀랍도록 머리가 개운해진다, 여우가면은 일종의 부적이었다. '진실'을 잊는 것이 좋은 것인가, 기억해내는 것이 좋은 것인가 스스로 판단할 기회도 없이, 여우의 가호를 받은 '진실'은 까마득한 기억의 저편에 묻혔다.
추억: 초등학교에 다닐 적 경주로 갔던 수학여행.
다들 지루해하던 박물관 견학이었지만, 소야에게는 그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단순한 골동품이 아니라 크기에서부터 어마어마한 위압감을 뽐내는 문화재를 바라보며 느낀 그 감정은, 가히 경외심이라 일컬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 중에서 제일 관심이 갔던 것은 다름 아닌 당시 사람들이 썼던 생활물건을 전시해둔 전시장이었다. 손때가 묻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잔이나 그릇 같은 별것 아닌 것들이 어떻게 오랜 세월을 헤엄쳐서 지금 이곳에 있는 건지. 남에게 보여주려 작정이라도 한 듯 떡하니 세워 둔 석탑이나 불상 같은 것이 아닌, 이런 것들이야말로 그들 생활의 본질. 그 당시의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매개체인 거겠지. 그것들을 오랫동안 잊지 않으려는 듯, 소야는 그것들을 보고, 또 보고, 계속해서 보았었다.
비밀선관:
오승재:
여우가면을 받았다. 11살 그녀가 폭력 및 추행을 당하고 울고 있었을 때 승재가 여우가면을 씌워줬다. 여우가 가려줄 것(キツネが隠してくれるよ)이라는 말은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었지만, 잊어버리라는 덧붙임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그 사건을 기억 속에서 거짓말처럼 가려주었고, 그 일을 통째로 잊게 되면서 승재와 만났다는 사실 또한 잊어버렸다.